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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지구방위대인가 하는 만화가 있었다.
땅,불,바람,물, 마음 다섯가지 힘을 하나로 모으면~~캡틴 플래닛 뭐 이런 식의 오프닝곡을 가진 만화였는데, 그들은 하나씩 팔찌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들의 표지이자, 영광의 팔찌를... 성범죄자에게 전자팔찌가 주어진단다. 그것은 위 만화의 그런 팔찌와 동일한 구실을 한다. 나는 '성범죄자였다'라는 표지가 될 것이다. 다만, 영광이 아닌 수치와 모욕의 팔찌라는 점을 제외하고서라면 말이다. 이 문제는 적잖은 고민거리를 내포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국회나 공청회에서 이런 고민점들을 낯낯이 분석하고 면밀히 검토한 후에 이 제도를 진행하려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1. 전자팔찌는 성범죄자'였다'라는 것만을 상징할까? 아마도 사람들은 그 전자팔찌를 성범죄자'였다'라는 표지보다는 성범죄자'이다'라는 표지로 이해하지 않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였다'와 '이다'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오로지 '성범죄자'라는 것만이 중요한 의미를 지닐뿐. 그러나 실제로 '였다'와 '이다'는 큰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걸 고려해야 하는 것이, 국회이고, 전문가일텐데, 이 제도가 과연 그런 문제를 모두 고려한 '합리적'이고 동시에 '바람직한' 해결책일까? 의문이 든다., 2. 왜 성범죄자인가? 성범죄의 경우, 재범의 발생률이 타범죄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성범죄가 가장 강력한 범죄인 것은 아니다. 강도살인, 살인, 방화 등등 성범죄보다 그 범죄의 무게가 무겁거나 동등한 수준의 범죄는 적지 않다. 그런데 왜 유독 성범죄자에 한하는가? 사실 이 문제는 성범죄자 신상공개의 경우에도, 똑같이 제기되었던 고민이었다. 그 고민이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전자팔찌제도가 도입되려 한다. 이후에는 진정으로 '거세'라는 전근대적 형벌이 도입되지 않을까? 3. 왜 도입하는가? 도입에 대한 의문점 역시 적지 않다. 난 남자다. 그러나 여동생이 있고, 여자친구도 있었다.(ㅠ.ㅠ) 그래서 여자들의 고민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내가 항상 데려다 줬고, 항상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일찍일찍 다녀라는 말이었으니까.) 비교법적으로 미국의 제도와 상당히 많이 비교하던데, 난 의문스럽다. 미국이 하면 해도 괜찮은가?(미국은 관타나모 수용소, 사회적으로 공공연한 슬럼가[이곳은 마약과 범죄의 온상]가 있는 나라. 이 나라와 비교를 한다니;;;)미국 외의 다른 선진국에서도 이런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가? 인권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유럽은 어떠한가? 미국도 한다라는 주장은 논거가 되지 못한다. 선진국이 전부 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인권을 가장 주장하지만, 인권 침해가 가장 극심한 미국과 미교하다니...;;;하긴 FTA되면, 대한민국에도 슬럼이 들어설테니....;; 4. 도입의 효과는? 전자팔찌가 어떠한 형태로, 어떠한 방식으로 외부에 현현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도입의 효과에 대해선 가장 강력한 의구심을 가진다. 먼저 전자팔찌가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에 뚜렷이 드러난다면, 일단 그 사람의 인권은 몰각될 것이다. 이 경우, 인권을 차치하고서라도, 도입을 한 의의는 성범죄를 막자는 것인데, 인권이 몰각되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내 머리에 맴도는 것은 하나밖에 없는데...바로 재범이다. 더구나 성범죄때문에 전자팔찌를 끼게 되었고, 이에 따라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니, 분노의 표출방향은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성범죄의 재범 확률이 줄어든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한편, 전자팔찌를 숨길 수 있다면, 외부에 표출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전자팔찌제도 자체의 의의가 없다. 숨길 수 있다면, 없는 것과 별 다를 바 없는데,(효과면에서) 괜히 성범죄자의 인권만 침해한 꼴이다. 5. 드디어 등장하는 범죄자의 인권문제. 형벌은 법익침해를 매개로 하기때문에, 필연적으로 범죄자의 인권을 침해한다. 물론, 범죄자가 피해자의 인권을 먼저 침해했기 때문에, 일견 당위성이 제공되지만, 그럼에도 형벌에 있어 인권운위함은 형벌 자체가 국가가 범죄자에 내리는 일종의 '범죄'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팔찌는 범죄자의 인권을 지독히도, 가멸차게 침해한다. 범죄자 자신의 사회생활은 일단 불가능하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특징인 선입견과 편견(예:경상도 사람, 전라도 사람 등)은 범죄자의 참회 여부와 관계없이, 그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필자조차도, 전자팔찌를 본다면,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테니까. 게다가 범죄자 주위 사람들의 인권은 더 지독하게 몰각된다. 범죄자의 가족, 친지들은 사회적으로 마찬가지의 이유로 매장되게 될 것이다. 자녀들은 '성범죄자의 자녀'라는 말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살 것이고, 부부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도 이 경우엔 가족이 파탄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숨기려해도, 아마 '성범죄자의 가족'이라는 말은 평생 그/그녀를 따라다닐테지만 말이다. 쉽지 않은 문제다. 피해자의 인권, 숭고하고 숭고하다. 가해자의 인권, 심정적으로 공감하지 않되, 이성적으로 동정이 된다. 범죄의 역사를 살펴보면, 사회가 어려울수록,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자연히 강력범죄는 증가하고, 이에 따라 형벌도 강화된다. 근래에 들어 그런 모습을 띄었던 대표적인 시대가 나치독일과 2차대전의 시기였다. 그러나 사회가 안정되고, 자리를 잡아나가면, 형벌은 약화되고, 강력범죄 역시 감소한다. 사회가 어렵고, 혼란스러울수록, 갈피를 잡지 못하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회의 부적응자들이 범죄를 일으키는데, 사회의 안정화는 부적응자를 줄이기 때문이다. 성범죄 및 강력범죄의 빈발은 상당히 우려스러우나, 필경 사회의 문제에 유리되어 있지 않다. 사회의 혼란과 가치관의 혼란(아노미) 경제의 어려움, 민생의 파탄, 이런 것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다. 참고로, 역사적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강력한 형벌이 강력범죄를 완전히 제압한 적은 없었다. 사회의 안정화만이 범죄를 줄이는 가장 현명하고 확실한 길이다. (가난한 나라나 미국의 슬럼지대가 범죄나 마약의 온상인 것과 같은 이치다.) 새롭게 입안될 전자팔찌 제도가 우리 사회의 부적응자들을 더욱 양산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청소년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했다고 해서, 청소년 성범죄의 초범(재범이 아니다)이 감소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전자팔찌가 도입된다해서, 성범죄자의 초범이 감소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전자팔찌는 성범죄자의 사회적응을 막을 것이며, 따라서 이는 성범죄자의 사회부적응을 통해 재범으로 이어질 것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전자팔찌가 인권도 침해하고, 성범죄의 감소도 얻지 못할까봐 적잖이 두렵다. p.s 난 우리나라 법에 입안자의 이름이 새겨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보다 더 철저히 조심스럽게 책임있게 입안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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