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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롯데가 졌군요.
먼저 오늘 극성스런 분위기 때문에 수훈인터뷰조차 못했던 우리 히어로즈와 그 팬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승리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임경완 선수에 대해서 얘길 좀 하고 싶습니다. 오늘 임경완 선수 평소처럼 엄청난 양의 땀을 흘리고 있더군요.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떨고 있었고, 흔들리고 있더군요. 굳이 마음 속에 들어가지 않아도 알 수 있을만큼, 가까이 있지 않아도 알 수 있을만큼... 누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난 우리 롯데팬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단순히 오물을 투척한 '일부' 팬들뿐만이 아니라, 미니홈피에 갈 생각도 안 하지만, 롯데를 아끼는 나를 비롯한 일반 팬들조차도 그를 그렇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믿습니다. 실수하면, 소심하다고 소위 말해 '까고', 볼넷주면 (커맨드가 안 잡혀서) 장작모은다고 '까고', 우리 팬들이 하는 것은 대체 무엇입니까? 이기면 '내가' 이긴 것처럼 마냥 기뻐하고, 지면 내 '기대'와 '응원'과 '시간'을 배신했다고 까고 있지는 않던가요?...(유감스럽게도 제 모습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그것이 아쉬움의 발로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그들에게 가지고 있는 작은 애정의 표현임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롯데를 사랑하지만, 그들은 바로 '롯데' 그 자체입니다. 과연 그들의 애정이 우리보다 못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마 단언할 수 없을 겁니다. 그들이 바로 자신인 (매번 개인타이틀보다 가을의 야구를 이야기하는) 롯데를 아마 우리보다 더 사랑할 겁니다. 88885777과 같은 암흑과 같은 시절에 나와 같은 쭉정이 팬은 고개를 돌렸고, 사직엔 고작 수백의 관중뿐이었지만, 그들은 '꼴데'라는 비웃음과 비아냥 속에서도 롯데와 함께 뛰고 있었습니다. 전 롯데와 내가 함께 늙어가며, 함께 웃고, 울고 즐기기를 원합니다. 유망주는 내 동생같고, 손민한은 듬직한 형같으며, 이대호는 더할 나위없는 내 벗 같습니다. 나 역시 아쉽고 짜증납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니, 과연 그들이 실수할 때, 특히나 롯데의 숙원과도 같은 마무리 자리를 맡은 임경완이 흔들릴 때, 내가 그에게, 내 아버지가 내게 해주듯이, 묵묵히 지켜보면서 힘을 주었던 적이 있는지 반성해봅니다. 하루하루에 일희일비하며, 하루하루에 그에 대한 나의 태도와 말을 바꾸었던게 아닌가 반성해봅니다. 나는 오늘 임경완 선수가, 롯데의 한 선수가, 한 야구선수가, 한 인간이 얼마나 자신에게 자괴감을 가지고 있을지 상상해보고 있습니다. 한 때 스스로에게 자괴감을 가졌던 이로서, 그 고통과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 그런 그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손에 닿을 듯 합니다. 힘든 시절에도 롯데와 함께 해왔을 롯데 팬분들, 당신의 아쉬움, 당신의 애정을 부족한 나의 통찰로 채 다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조금만 침착해보고, 조금만 애정어린 눈빛'만'으로 한 야구선수를 응원해봅시다. 나는 오늘 한 야구선수가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야구를 통해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느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는 임경완 선수를 응원합니다. 반드시 이겨내시고, 반드시 3만 관중 앞에서 롯데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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